이거 어때

셰프샤우엔은 1471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인 물레이 알리 벤 라시드에 의해 요새 도시로 세워졌습니다.
당시 포르투갈 침략자들로부터 이 지역을 방어하려는 목적으로 지어졌으며, 스페인의 재정복 운동(레콩키스타)을 피해 안달루시아에서 도망쳐 온 무어인과 유대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셰프샤우엔의 건축 양식과 문화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특히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초에 걸쳐 많은 유대인들이 정착하면서 도시의 초기 발전과 푸른색 전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한때 비무슬림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던 '성스러운 도시'였으나, 1920년대 스페인 점령을 거쳐 1956년 모로코 독립 이후 비로소 전 세계에 그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산악 지역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외부 세계로부터 오랜 시간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보존할 수 있었으며, 이는 오늘날 셰프샤우엔이 가진 독특한 매력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셰프샤우엔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도시 전체를 뒤덮은 환상적인 푸른색의 기원입니다.
이 독특한 색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합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론 중 하나는 1930년대 유럽에서 건너온 유대인 난민들이 모기 퇴치를 위해 집을 파랗게 칠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푸른색이 모기를 쫓는 데 효과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유력한 설은 유대교 전통에서 푸른색이 하늘과 천국을 상징하며, 사람들에게 영적인 삶을 상기시키고 신과 연결되도록 돕는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푸른색은 평화, 고요함, 신성함을 의미하며, 도시를 거니는 이들에게 편안하고 고양된 느낌을 선사합니다.
일부 현지인들은 1970년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시를 푸른색으로 칠하기 시작했다는 실용적인 이유를 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기원에도 불구하고, 셰프샤우엔의 푸른색은 단순한 미학적 요소를 넘어 도시의 역사, 문화, 정신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매년 마을 주민들은 전통적인 축제를 통해 푸른색 벽을 다시 칠하며 이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우더 블루부터 코발트블루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푸른색의 변주곡이 셰프샤우엔을 끊임없이 생동감 있게 만듭니다.

셰프샤우엔 여행의 시작은 단연 구시가지인 메디나 탐험입니다.
미로처럼 얽힌 좁고 가파른 골목길들은 푸른색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어디를 보아도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합니다.
마라케시나 페스의 메디나와 달리 비교적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덕분에 여유롭게 거닐며 도시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메디나의 심장은 바로 우타 엘 함맘 광장(Plaza Uta el-Hammam)입니다.
이 광장은 옛 도시의 가장 중요한 건물들, 즉 카스바(요새)와 대모스크(Great Mosque), 그리고 다양한 상점과 카페들로 둘러싸여 있어 언제나 활기가 넘칩니다.
광장에 앉아 민트 티 한 잔을 마시며 리프 산맥의 장엄한 풍경을 감상하거나, 스페인과 아랍 문화가 융합된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셰프샤우엔에서 꼭 경험해야 할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15세기에 세워진 카스바 박물관에서는 셰프샤우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 컬렉션과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독특한 팔각형 첨탑을 가진 대모스크는 15세기 건축 양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하루 다섯 번 울려 퍼지는 아잔(예배 시간 알림) 소리는 도시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합니다.
메디나 내부에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어 도보로 이동하기에 매우 적합하며, 곳곳에 숨겨진 작은 광장과 아름다운 푸른 대문들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손색이 없습니다.

셰프샤우엔은 도시의 푸른 매력 외에도 주변의 웅장한 자연 경관으로도 유명합니다.
리프 산맥은 하이킹과 트레킹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도시를 감싸고 있는 산봉우리를 따라 오르면 셰프샤우엔의 푸른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탁 트인 파노라마 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페인 모스크는 메디나 동쪽에 위치한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일몰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도시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이킹 코스는 약 30분 정도 소요되며, 길을 따라 흐르는 강물과 푸른 자연이 어우러져 더욱 상쾌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도시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아크슈르 폭포(Akchour Waterfalls)는 셰프샤우엔을 방문하는 자연 애호가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곳입니다.
수정처럼 맑은 폭포수는 도시의 푸른 테마와 일맥상통하며, 방문객들은 바위 웅덩이에서 수영을 하거나 웅장한 폭포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신의 다리(Pont de Dieu)'라고 불리는 자연 암석 아치도 있어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합니다.
또한, 라스 엘 마(Ras El Ma)는 셰프샤우엔의 전통적인 수원지로, 시원한 물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옛 물레방아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평화로운 공간입니다.
리프 산맥에는 탈라셈탄 국립공원(Talassemtane National Park)과 같은 훌륭한 하이킹 코스도 있어, 며칠 여유를 가지고 대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셰프샤우엔은 베르베르족, 아랍인, 스페인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발견되는 전통적인 베르베르 모티프와 장인의 숨결이 담긴 수공예품들은 이러한 문화적 깊이를 잘 보여줍니다.
메디나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수크(시장)에서는 지역 농산물은 물론, 수제 가죽 제품, 직물, 도자기, 카펫, 담요 등 다양한 전통 수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셰프샤우엔은 섬세하게 짜인 양탄자와 담요, 그리고 뾰족한 후드가 달린 전통 의상인 젤라바(Djellaba)로 유명합니다.
다른 모로코 도시들과 달리 상인들이 비교적 느긋하고 친절하여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셰프샤우엔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종종 붉고 흰 줄무늬 옷을 두르고 '타라자'라는 전통 모자를 착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길거리 곳곳에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푸른 도시의 영감을 받은 독특한 예술 표현들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또한 셰프샤우엔은 모로코 미식 경험에 있어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타진(Tajine)과 쿠스쿠스(Couscous)는 물론, 신선한 석류 주스, 오렌지 주스, 그리고 달콤한 민트 티는 여행의 맛을 더합니다.
광장 주변의 루프탑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현지 음식을 맛보며 도시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셰프샤우엔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그냥 존재하고 느끼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다른 모로코 대도시의 번잡함과 달리, 셰프샤우엔은 훨씬 더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적극적으로 호객 행위를 하는 상인들이 적고, 사기를 당할까 걱정할 필요 없이 안전하게 거리를 거닐 수 있습니다.
이는 셰프샤우엔을 모로코 여행을 시작하기에 완벽한 장소로 만듭니다.
도시의 푸른 골목길을 그저 목적 없이 거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이 되며, 골목마다 다른 푸른색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메디나 곳곳에 숨어 있는 아기 고양이들과 교감하거나, 노천카페에 앉아 따뜻한 민트 티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현지에서 진행되는 모로코 요리 교실에 참여하여 전통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해가 질 무렵에는 스페인 모스크나 도시의 오래된 성벽을 따라 걸으며 리프 산맥 너머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일몰을 감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황색, 분홍색, 노란색으로 물드는 하늘 아래 푸른 도시의 실루엣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룹니다.
밤에는 광장에서 들려오는 현지 음악가들의 공연을 즐기거나, 조용하고 아늑한 리아드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셰프샤우엔은 방문객들에게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영감을 선사하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