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베로나 아레나는 기원후 30년경 아우구스투스 황제 통치 시절에 완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로마 원형 경기장입니다.
로마의 콜로세움과 카푸아 원형경기장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며, 한때 3만 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거대한 건축물은 로마 제국 시대에 검투사들의 치열한 경기는 물론, 마상 시합, 연극 등 다양한 대규모 이벤트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지름 약 152m, 짧은 지름 약 128m, 높이 약 30m에 달하는 타원형 구조는 고대 로마인들의 뛰어난 공학 기술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12세기에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외벽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지만, 다른 로마 유적지에 비해 원형이 매우 잘 보존되어 있어 세월의 흔적 속에서도 굳건히 서 있는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흰색과 핑크색 대리석으로 외장을 마감했던 원래 모습은 소실되었으나, 아치형 구조물로 이루어진 2층 건축물의 견고함은 여전히 감탄을 자아냅니다.

수세기에 걸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던 베로나 아레나는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며 거대한 뮤지컬 공연장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특히 18세기부터 야외 오페라가 공연되기 시작했으며, 1913년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오페라 '아이다'가 공연된 이래 매년 여름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의 본고장이 되었습니다.
이 축제는 매년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 개최되며, 베르디, 푸치니, 비제, 로시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들의 오페라 작품이 50여 회에 걸쳐 공연됩니다.
야외극장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음향 장치 없이도 놀라울 만큼 뛰어난 음향 효과를 자랑하여, 어디에 앉아도 무대 위 작은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당대 최고의 성악가들과 수준 높은 음악 공연을 보기 위해 전 세계의 오페라 애호가들이 매년 베로나로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베로나 아레나는 단순한 고대 유적을 넘어,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으로서 베로나 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로나의 중심에는 바로 이 아레나가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베로나를 '도시 구조와 건축 면에서 이전 시대 최고의 예술적 요소들을 통합해 2,000년에 걸쳐 꾸준히 발전해온 도시의 뛰어난 사례'라고 평가했으며, 그 핵심에 아레나의 보존과 활용이 있습니다.
오페라 공연 외에도 팝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다양한 현대적인 이벤트가 열리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폐막식 장소로 예정되어 있어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입니다.
이처럼 베로나 아레나는 고대 로마의 역사와 현대 문화의 생동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방문객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탈리아 베로나의 중심지인 브라 광장(Piazza Bra)에 위치한 베로나 아레나는 접근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줄리엣의 집 등 베로나의 주요 관광 명소들과도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에 용이합니다.
아레나 내부에 들어서면 거대한 관람석과 중앙의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와 고대 로마 시대의 웅장함을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오페라 공연 시즌이 아니더라도 내부 관람이 가능하며,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 경기장 전체와 베로나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가이드 투어를 통해 아레나의 역사와 건축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며, 베로나 카드를 소지하면 입장료 할인 또는 무료 입장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는 매력적인 카페와 상점들이 즐비해 관광의 편의를 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