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pixabay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아드리아해의 진주가 품은 천년의 역사와 매혹적인 풍경
크로아티아 남부 아드리아해 연안에 자리한 두브로브니크는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구시가지로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이곳은 중세 시대부터 독립적인 해상 공화국 라구사 공화국으로서 번성했으며, 견고한 성벽 안에 시간이 멈춘 듯한 아름다운 건축물과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는 특유의 붉은 지붕과 석회암 거리가 조화를 이루며 아드리아해의 눈부신 푸른빛과 대비되어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매력을 역사, 건축, 문화, 그리고 현대적인 관광 명소까지 아우르며 깊이 있게 탐구해 볼 것입니다.
 
                    난공불락의 요새, 두브로브니크 성벽의 웅장함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바로 도시를 감싸고 있는 견고한 성벽입니다.
중세 시대에 건설된 이 성벽은 길이가 약 2km에 달하며, 최대 6m에 이르는 두께와 25m 높이의 웅장함을 자랑합니다.
라구사 공화국 시절부터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도시를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며, 17세기의 대지진 속에서도 도시의 핵심을 보호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성벽 위를 걷는 것은 두브로브니크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미네타 타워, 보카르 요새, 성 요한 요새 등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여러 요새와 타워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와 함께 아드리아해의 숨 막히는 전경을 선물합니다.
특히 미네타 타워는 구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로, 붉은 지붕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성벽을 따라 걷는 길은 구시가지의 복잡한 골목길과 활기 넘치는 광장, 그리고 멀리 보이는 로크룸 섬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게 하여, 이곳이 왜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불리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 성벽은 단순히 방어 시설을 넘어, 두브로브니크가 누려온 독립과 번영의 상징이자 오늘날까지도 도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구시가지의 심장, 스트라둔과 역사적인 광장들
성벽 안으로 들어서면,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스트라둔(Stradun) 거리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밝은색 석회암으로 포장된 이 거리는 빛나는 대리석 바닥처럼 매끄러우며, 낮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밤에는 은은한 조명 아래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스트라둔은 동쪽의 플로체 문과 서쪽의 파일 문을 잇는 중심 도로이자, 도시의 모든 활동이 모이는 활기찬 중심지입니다.
거리 양옆으로는 통일된 양식의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1667년 대지진 이후 도시 재건 과정에서 일관성 있는 디자인이 적용되어 두브로브니크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완성했습니다.
스트라둔의 서쪽 끝에는 거대한 오노프리오 분수(Onofrio's Fountain)가 자리하고 있어, 과거부터 현재까지 도시 주민들의 중요한 식수원이자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해왔습니다.
동쪽 끝에는 루자 광장(Lu?a Square)이 펼쳐지며, 이곳에는 도시의 독립과 자유를 상징하는 올랜도 기둥(Orlando's Column), 스폰자 궁전, 성 블라이세 성당, 그리고 종탑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 광장들은 도시의 공공생활, 축제, 그리고 일상적인 만남이 이루어지는 중심지로서, 두브로브니크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과도 같습니다.
스트라둔과 주변 광장들은 두브로브니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이곳을 걷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라구사 공화국의 영광을 엿보다: 렉터 궁전과 스폰자 궁전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에는 라구사 공화국의 영화로운 역사를 대변하는 두 개의 중요한 건축물, 렉터 궁전(Rector's Palace)과 스폰자 궁전(Sponza Palace)이 있습니다.
렉터 궁전은 한때 두브로브니크의 최고 통치자였던 렉터(Rector)의 거주지이자 정부 청사 역할을 했던 곳으로,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된 건축 미학을 자랑합니다.
렉터는 한 달 임기로 선출되어 궁전에 갇히다시피 생활하며 권력 집중을 막았다는 독특한 제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라구사 공화국이 추구했던 독립성과 균형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며 라구사 공화국의 풍부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과거의 영광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섬세하게 조각된 돌기둥, 아름다운 아치형 회랑, 그리고 평화로운 안뜰은 당시 엘리트 계층의 생활상과 예술적 취향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반면, 루자 광장 동쪽에 위치한 스폰자 궁전은 16세기에 건설된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과거에는 세관, 조폐국, 은행 등으로 활용되며 도시의 경제 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이곳은 1667년 대지진에서도 큰 피해 없이 온전히 보존되어 두브로브니크의 건축 기술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남아있습니다.
현재는 두브로브니크의 역사 기록 보관소로 사용되며 라구사 공화국의 귀중한 문서들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두 궁전은 각기 다른 기능과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두브로브니크가 한때 아드리아해의 강성한 해상 무역 국가였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물로 남아 방문객들에게 깊은 역사적 울림을 선사합니다.
종교적 건축의 아름다움: 대성당과 성 블라이세 성당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건축적 아름다움은 그 안에 자리한 수많은 종교적 건축물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특히 대성당(Dubrovnik Cathedral, Assumption of the Virgin Mary)과 성 블라이세 성당(Church of St.
Blaise)은 도시의 신앙심과 예술적 역량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현재의 대성당은 1667년 대지진으로 파괴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 자리에 18세기 초에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된 것입니다.
돔형 지붕과 웅장한 외관, 그리고 화려한 내부 장식은 당시 두브로브니크의 부와 예술적 감각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대성당의 보물실에는 성 블라이세의 유물을 비롯해 라구사 공화국 시대의 금은세공품과 성화 등 귀중한 종교 예술품들이 소장되어 있어 신앙심 깊었던 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루자 광장에 위치한 성 블라이세 성당은 두브로브니크의 수호성인인 성 블라이세(Sveti Vlaho)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성 블라이세는 도시를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했다고 전해지며, 매년 2월 3일에는 그의 축일(Festa Sv.
Vlaha)을 기념하는 성대한 축제가 열려 도시 전체가 활기로 가득 찹니다.
이 축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두브로브니크 주민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두 성당은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기능하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영적, 역사적 감동을 선사합니다.
전쟁의 상흔과 부활: 유고슬라비아 전쟁의 기억과 도시의 회복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불리며 평화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했던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에도 아픈 상흔이 있습니다.
1990년대 초 유고슬라비아 전쟁 당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군의 포격으로 인해 도시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1991년에서 1992년 사이,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에 대한 무차별적인 포격은 전 세계의 비난을 샀고, 많은 건물이 파괴되거나 손상되었습니다.
붉은 지붕들은 포탄에 맞아 검게 그을렸고, 유서 깊은 거리와 건축물들은 폐허로 변해가는 절망적인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두브로브니크는 이 시련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국제 사회의 지원과 주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대규모 복원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네스코의 지도 아래, 전통적인 건축 기법과 재료를 사용하여 손상된 건물들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수많은 지붕 타일이 교체되었고, 파괴된 건물들은 정교하게 재건되었습니다.
이처럼 두브로브니크는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진주'로서의 빛을 되찾았습니다.
오늘날 구시가지의 건물들 중 일부는 여전히 전쟁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완벽하게 복원되어 과거의 아름다움을 되찾았습니다.
이러한 회복은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의 강인한 정신력과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상징하며, 방문객들에게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도시의 희망찬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현대 문화와 미디어 속 두브로브니크: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서의 위상
최근 수십 년간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명성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높아졌는데, 이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주요 촬영지로서의 역할이 컸습니다.
두브로브니크는 드라마 속에서 웨스테로스 대륙의 수도이자 철왕좌가 있는 '킹스 랜딩(King's Landing)'으로 완벽하게 구현되며,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성지순례 코스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파일 문(Pile Gate)은 킹스 랜딩으로 들어서는 입구로, 스트라둔 거리는 시민들의 주요 통행로로, 렉터 궁전과 스폰자 궁전, 대성당 등은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특히 서쪽 해안 절벽 위에 우뚝 솟은 로브리예나츠 요새(Fort Lovrijenac)는 '레드 킵(Red Keep)'으로 변모하여 드라마의 핵심적인 장면들을 연출했습니다.
이러한 미디어 노출은 두브로브니크에 엄청난 관광객 유입을 가져왔고, 도시의 경제와 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관광객들은 드라마 속 장면들을 떠올리며 촬영지를 찾아다니고, 왕좌의 게임 테마 투어에 참여하여 드라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등 특별한 경험을 만끽합니다.
두브로브니크는 과거 해상 공화국으로서의 역사적 위상뿐만 아니라, 현대 대중문화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대 도시가 현대 미디어와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하며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구시가지 너머의 풍경: 로크룸 섬과 스르지산의 파노라마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매력은 성벽 안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구시가지를 벗어나면 또 다른 아름다운 자연과 전망이 방문객들을 기다립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구시가지 바로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로크룸 섬(Lokrum Island)입니다.
페리를 타고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은 울창한 숲과 보타닉 가든, 그리고 중세 베네딕트 수도원의 폐허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휴식처입니다.
 '저주받은 섬'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기도 하지만, 섬 곳곳에 숨겨진 작은 해변과 맑은 바닷물은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로크룸 섬은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콰스(Qarth)의 촬영지로도 사용되어 팬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필수 코스는 두브로브니크의 웅장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스르지산(Mount Srđ)입니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편안하게 정상에 오를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붉은 지붕의 구시가지, 푸른 아드리아해, 그리고 멀리 펼쳐진 섬들의 환상적인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질녘 노을이 도시 전체를 물들이는 장관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합니다.
스르지산 정상에는 19세기 프랑스군이 건설한 임페리얼 요새(Imperial Fort)가 위치해 있으며, 내부에는 유고슬라비아 전쟁의 아픔을 담은 박물관이 있어 두브로브니크의 또 다른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처럼 로크룸 섬과 스르지산은 구시가지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두브로브니크 여행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만들어 줍니다.
마무리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살아 숨 쉬는 역사와 문화의 보고입니다.
견고한 성벽 아래 수천 년의 이야기가 겹겹이 쌓여 있으며, 방문객들은 그 모든 순간을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붉은 지붕과 푸른 아드리아해가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풍경은 물론, 골목길마다 숨겨진 작은 카페와 상점, 그리고 친절한 현지인들의 미소는 이곳에서의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활기가 공존하는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는 모든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깊은 영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아드리아해의 이 아름다운 진주는 그 빛을 잃지 않고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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