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의 역사는 네팔의 중요한 왕조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12세기부터 18세기까지 네팔을 통치했던 말라 왕조 시대에 현재 광장의 주요 건축물들이 건설되기 시작했으며, 특히 17세기 프라탑 말라 왕과 그 후손들에 의해 가장 번성한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당시 왕들은 자신들의 권위와 신앙심을 과시하기 위해 광장 내에 수많은 사원과 궁전을 지었고, 이 건물들은 네팔의 독자적인 네와르 건축 양식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18세기 후반, 고르카 왕국의 프리트비 나라얀 샤가 카트만두를 정복하며 말라 왕조의 지배는 막을 내렸지만, 샤 왕조 역시 이곳을 왕국의 중심지로 삼으며 새로운 건축물들을 추가하고 기존 건물들을 보수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변천 과정 속에서 더르바르 광장은 단순히 왕궁의 역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교 의식과 축제가 거행되는 신성한 공간, 그리고 백성들의 일상이 교차하는 활기 넘치는 시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카트만두의 심장부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습니다.
광장 곳곳에 세워진 신상과 사원들은 힌두교와 불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네팔의 독특한 종교적 특성을 잘 보여주며, 각 건물에 새겨진 정교한 목조각과 석조각들은 당시 장인들의 뛰어난 예술성과 기술력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전 세계가 인정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르바르 광장은 네팔의 전통적인 네와르 건축 양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 중 하나입니다.
네와르 건축은 주로 붉은 벽돌과 정교하게 조각된 나무로 지어진 다층 지붕 구조가 특징이며, 이는 습한 기후와 지진에 강한 내구성을 가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광장 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 중 하나는 크리슈나 만디르(Krishna Mandir)입니다.
이 사원은 17세기 프라탑 말라 왕에 의해 지어졌으며, 인도-말라 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된 석조 건축물로, 힌두교 신 크리슈나를 모시고 있습니다.
3층으로 이루어진 이 사원은 각 층마다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져 있으며, 특히 상층부에 위치한 여신 락쉬미와 비슈누의 조각상은 압권입니다.
또한, 광장 북쪽에 우뚝 솟아 있는 타레주 벨(Taleju Bhawani Temple)은 말라 왕조의 수호 여신인 타레주 여신을 모시는 사원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신성한 공간입니다.
이 사원은 3개의 지붕을 가진 웅장한 구조로, 광장 전체의 스카이라인을 압도합니다.
이 외에도 시바와 파르바티 사원(Shiva Parvati Temple)은 창문으로 시바와 파르바티 신상이 내다보는 독특한 모습으로 유명하며, 거대한 칼 바이랍 신상(Kal Bhairav)은 힌두교 파괴의 신을 형상화한 것으로, 그의 앞에 서면 압도적인 위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주 데발(Majhu Deval)은 3층의 지붕을 가진 아름다운 시바 사원이었으나, 2015년 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되어 현재는 복원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처럼 각 사원과 신전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이야기와 건축 양식을 담고 있어, 광장을 거닐다 보면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은 네팔의 독특한 문화 현상 중 하나인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Kumari)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쿠마리는 힌두교의 여신 탈레주(Taleju)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어린 소녀를 지칭하며, 그녀는 사춘기가 되기 전까지 특별한 의식을 거쳐 선발되어 쿠마리 쿰(Kumari Ghar)이라는 특별한 건물에 거주합니다.
쿠마리 쿰은 바산타푸르 궁전 단지 내에 위치하며, 정교한 목조각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3층 건물입니다.
방문객들은 특정 시간에 운이 좋으면 쿰의 창문을 통해 쿠마리의 모습을 잠깐 볼 수도 있습니다.
쿠마리는 네팔의 전통과 신앙심을 상징하는 중요한 존재이며, 그녀의 존재는 네팔 사회에서 깊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쿠마리 쿰 바로 옆에는 카트만두 왕국의 왕궁이었던 하누만 도카 궁전(Hanuman Dhoka Palace)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누만 도카는 여러 개의 광장과 안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분마다 독특한 역사적 의미와 건축미를 자랑합니다.
궁전 입구에는 원숭이 신 하누만의 상이 세워져 있어 '하누만 도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궁전 내부의 나사우 초크(Nasau Chowk)는 왕의 대관식과 중요한 의식이 열렸던 곳이며, 무르 초크(Mool Chowk)는 왕실 가족의 사적인 공간이자 종교 의식이 행해지던 곳입니다.
2015년 지진으로 궁전의 일부가 손상되었지만, 여전히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네팔 왕실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2015년 4월 25일, 네팔을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은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에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광장의 여러 상징적인 건물들이 한순간에 무너지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이는 네팔 국민들에게 깊은 슬픔과 상실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3층 탑 형태의 아름다운 시바 사원이었던 마주 데발(Majhu Deval)은 완전히 붕괴되었고, 가푸르 사원(Garud Bhawan), 옛 궁전인 하누만 도카 궁전의 일부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더르바르 광장의 피해는 단순히 건물 손실을 넘어,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네팔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이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복구와 복원에 대한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네팔 정부는 물론, 유네스코와 다양한 국제 구호 단체, 그리고 각국의 전문가들이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광장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건축 기술과 자재를 사용하여 최대한 원형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건물은 이미 성공적으로 복원되어 다시금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복원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이는 단순히 건물을 재건하는 것을 넘어, 지진으로 소실된 장인들의 기술과 지식을 보존하고 전수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르바르 광장은 지진의 상흔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지만, 동시에 재건을 향한 네팔 국민들의 강한 의지와 희망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공간입니다.
지진의 아픔을 딛고 복원 중인 건물들 사이로, 현지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광장은 여전히 수많은 종교 의식과 축제가 펼쳐지는 신성한 장소입니다.
티하르, 다사인 등 네팔의 주요 축제 기간이 되면 광장은 화려한 장식과 다채로운 행사로 가득 차고, 신자들이 신께 기도를 올리며 전통 춤과 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이러한 축제들은 네팔의 깊은 신앙심과 풍부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광장은 다양한 상인들이 물건을 팔고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장이자 사교의 장 역할을 합니다.
작은 노점상에서 기념품, 수공예품, 현지 음식을 판매하며, 광장 주변의 카페와 식당에서는 네팔의 전통 차와 간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더르바르 광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단순히 역사적인 유적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네팔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릭샤꾼들의 호객 행위, 신을 섬기는 사제들의 기도 소리, 비둘기 떼의 날갯짓, 그리고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더르바르 광장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이곳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네팔의 살아있는 심장부입니다.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을 최대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용한 팁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광장 입장 시 외국인에게는 소정의 입장료가 부과됩니다.
이 입장료는 광장의 유지 보수 및 복원 작업에 사용되므로, 네팔 문화유산 보존에 기여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입장권은 당일만 유효한 경우가 많으므로, 필요에 따라 여러 날 방문할 계획이라면 정기권을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광장 내부의 신성한 장소를 방문할 때는 복장에 유의해야 합니다.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하고, 일부 사원에서는 신발을 벗어야 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인 의식이 진행 중일 때는 경건한 태도를 유지하고, 사진 촬영 시에는 현지인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광장 주변에는 다양한 상점과 현지 식당들이 즐비합니다.
기념품을 구입하거나 네팔의 전통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특히, 광장과 연결된 아산 시장이나 탈 지구(Thamel)와 같은 주변 지역을 함께 둘러보면 더욱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넷째, 더르바르 광장은 넓고 볼거리가 많으므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면 각 건물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혼자서 둘러보는 것을 선호한다면 상세한 안내 책자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광장은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므로 소지품 관리에 유의하고, 현지인들의 일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팁들을 통해 더르바르 광장에서 더욱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