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만리장성은 기원전 7세기 춘추전국시대부터 각 제후국들이 북방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하기 시작했으며, 진시황제 때 하나로 연결되며 그 거대한 규모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만리장성의 대부분은 명나라 시대에 재건되고 확장된 구간들입니다.
특히 베이징 근교에 위치한 만리장성 구간들은 명나라의 수도인 베이징을 방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몽골 제국 멸망 이후 북방 민족의 위협이 상존했던 명나라는 수도 방어를 위해 견고한 성벽과 망루, 봉화대를 촘촘히 연결하며 요새화했습니다.
이 지역의 만리장성은 단순한 방어선을 넘어, 명나라의 국력을 상징하는 거대한 건축물이자 북방 이민족과의 치열한 대치 속에서 명나라의 존립을 결정짓는 핵심 방어 시설로 기능했습니다.
험준한 산세와 지형을 따라 건설된 장성은 그 자체로 자연과 인공 건축물의 조화로운 극치를 보여주며, 당시 공법의 정교함과 인력 동원의 스케일을 짐작게 합니다.

만리장성은 단순한 흙벽돌을 쌓아 올린 구조물이 아닙니다.
각 시대와 지역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재료와 공법이 적용되었는데, 특히 명나라 시대의 장성은 대부분 벽돌과 석재로 견고하게 축조되었습니다.
성벽의 높이는 평균 7~8미터에 이르며, 상단 폭은 4~5미터로 여러 명이 동시에 행군할 수 있을 만큼 넓게 설계되었습니다.
이 넓은 상단부는 병력 이동은 물론 물자 수송에도 활용되었으며, 적의 침입 시 효과적인 방어를 위한 요새 역할을 했습니다.
만리장성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수많은 망루와 봉화대입니다.
망루는 일정 간격으로 배치되어 병사들의 주둔과 휴식 공간, 무기고 역할을 겸했으며, 적으로부터 성벽을 방어하는 중요한 거점이었습니다.
봉화대는 늑대똥 등을 태워 연기를 피워 올리거나 밤에는 불을 밝혀 적의 침입을 빠르게 알리는 통신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이러한 통신 시스템은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장성 전역에 걸쳐 신속한 정보 전달을 가능하게 하여, 북방 민족의 기습적인 침공에 대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성벽 곳곳에 설치된 성문과 옹성은 방어력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했으며, 험준한 지형을 극복하기 위한 곡선형 설계와 계단식 구조는 당시 건축 기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베이징 근교 만리장성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은 바다링(八達嶺)과 무톈위(慕田?)입니다.
바다링 만리장성은 베이징 시내에서 가장 가깝고 접근성이 뛰어나 대규모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성벽의 복원 상태가 매우 좋고, 케이블카와 삭도(리프트), 그리고 편리한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만리장성의 웅장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국가 5A급 관광지로 지정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만리장성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가장 추천되는 구간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인기만큼이나 인파가 많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반해 무톈위 만리장성은 바다링보다 조금 더 한적하면서도 뛰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합니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성벽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며, 특히 가을 단풍 시기에는 절경을 이룹니다.
이곳 역시 케이블카와 삭도가 운영되어 편리하게 오르내릴 수 있으며, 스릴 넘치는 토보건(썰매) 체험은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무톈위는 바다링에 비해 서양인 관광객 비율이 높고, 좀 더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만리장성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두 곳 모두 잘 보존된 성벽과 망루를 통해 만리장성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리장성의 진정한 원형을 경험하고 싶다면 진산링(金山嶺)과 쓰마타이(司馬台) 구간이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진산링 만리장성은 복원된 부분과 복원되지 않은 부분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만리장성의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뛰어난 경관과 완만한 경사로 인해 하이킹 애호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약 10km에 달하는 진산링-쓰마타이 구간 하이킹은 만리장성 트레킹의 백미로 꼽히며, 웅장한 자연 속에서 온전한 평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가 뜨거나 질 때, 운해가 끼는 날에는 황홀한 풍경이 연출되어 사진작가들의 성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쓰마타이 만리장성은 더욱 험준하고 복원이 덜 된 야생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은 그 독특한 지형과 성벽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일한 만리장성 구간입니다.
케이블카와 뱃길을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만리장성 중에서도 드물게 야간 개장을 하여 밤하늘 아래 조명으로 빛나는 장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쓰마타이 장성 아래에는 아름다운 수향마을인 구베이 수진(古北水?)이 조성되어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에서 숙박과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만리장성 방문과 함께 독특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험난한 지형과 거친 자연 속에서 만리장성 본연의 모습을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진산링과 쓰마타이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베이징 근교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만리장성 구간들도 존재합니다.
황화청(黃花城) 만리장성은 특히 독특한 풍경으로 주목받습니다.
이곳은 만리장성의 일부가 호수 아래로 잠겨 있는 '수중 만리장성'으로 불리며, 육상과 수상에서 모두 장성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맑은 호수와 푸른 산, 그리고 그 위를 가로지르는 고색창연한 만리장성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다른 구간에 비해 방문객이 적어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자연과 역사를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구베이커우(古北口) 만리장성은 진산링과 쓰마타이 사이에 위치하며, 비교적 덜 복원된 야생 만리장성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명나라 시대의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으며, 과거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적인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른 구간들처럼 정비된 편의 시설은 부족하지만, 꾸밈없는 자연 속에서 만리장성의 거친 본연의 모습을 탐험하고 싶은 진정한 모험가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곳은 장성의 역사와 함께 주변 자연 생태계를 체험하며, 진정한 의미의 트레킹을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방문 전 교통편과 안전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베이징 근교의 만리장성 구간들은 각각의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어, 방문객들은 자신의 취향과 체력 수준에 맞춰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베이징 근교 만리장성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몇 가지 실용적인 정보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교통편입니다.
바다링과 무톈위는 대중교통(버스, 기차, 셔틀버스)이나 택시, 혹은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진산링과 쓰마타이, 황화청, 구베이커우는 대중교통 접근이 다소 불편하므로, 전용 차량을 렌트하거나 현지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둘째, 방문 시기입니다.
만리장성 방문에 가장 좋은 시기는 봄(4~5월)과 가을(9~10월)입니다.
이 시기에는 날씨가 쾌적하고 맑아 시야가 좋으며, 특히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든 만리장성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여름(7~8월)은 덥고 습하며, 겨울(12~2월)은 춥고 눈이 올 수 있어 미끄러울 수 있습니다.
셋째, 준비물입니다.
만리장성은 계단과 오르막길이 많으므로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자외선 차단을 위한 모자와 선글라스, 선크림도 중요하며, 충분한 물과 간식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진산링이나 구베이커우처럼 야생 구간을 트레킹할 경우, 안전 장비와 응급처치 도구를 준비해야 합니다.
넷째, 체력 안배입니다.
만리장성은 넓고 경사가 급한 구간이 많으므로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춰 일정을 계획하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통해 만리장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으며, 언어 장벽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 팁들을 잘 활용하여 만리장성 방문을 더욱 풍성하고 안전하게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