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하바나 올드 시티는 1982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역사적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16세기 초 스페인 정복자들이 건설한 이곳은 신대륙과 구대륙을 잇는 중요한 무역 항구이자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수백 년에 걸쳐 지어진 다양한 건축물들은 바로크, 신고전주의, 아르데코 등 여러 시대의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마치 거대한 건축 박물관을 연상케 합니다.
특히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견고한 요새들과 아름다운 광장,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들은 당시의 생활상과 문화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걷는 것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과거의 시간을 직접 체험하고 현재와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이며, 매 순간 새로운 발견과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바나 올드 시티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활기 넘치는 광장들과 주변을 에워싼 건축물에서 비롯됩니다.
플라자 비에하(Plaza Vieja)는 한때 시장과 투우 경기장이었던 곳으로, 오늘날에는 아름다운 분수와 다채로운 색상의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예술가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플라자 데 아르마스(Plaza de Armas)는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 중 하나로, 주변에는 스페인 총독 관저였던 팔라시오 데 로스 카피타네스 헤네랄레스(Palacio de los Capitanes Generales)와 고서적 시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성당 광장(Plaza de la Catedral)에는 쿠바 바로크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하바나 대성당이 위엄을 자랑하며 서 있고, 산 프란시스코 데 아시스 광장(Plaza de San Francisco de Asis)은 과거 선박들이 드나들던 항구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각각의 광장들은 서로 다른 역사와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며, 각각의 광장을 연결하는 좁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바나 올드 시티의 거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공연장입니다.
살사, 룸바,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며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작은 바와 레스토랑에서는 현지 밴드들이 라이브 연주를 선보이고, 길거리에서는 즉흥적인 춤과 노래가 펼쳐집니다.
이곳에서는 예술이 삶의 일부이자 필수적인 요소로 존재합니다.
낡은 벽면에는 그래피티와 벽화가 그려져 있고, 거리 곳곳에서는 수공예품을 파는 장인들과 화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La Bodeguita del Medio)와 엘 플로리디타(El Floridita) 같은 전설적인 바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며 하바나의 활기찬 문화를 대변합니다.
음악과 예술은 이 도시의 영혼이자 숨결이며, 하바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리듬에 몸을 맡겨야 합니다.

하바나 올드 시티를 넘어 도시 전체의 상징적인 건축물과 명소들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쿠바 국회의사당이었던 카피톨리오(El Capitolio)는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과 흡사한 웅장한 외관을 자랑하며, 하바나의 스카이라인을 지배합니다.
항구를 지키는 두 개의 요새, 엘 모로 요새(El Morro)와 라 카바냐 요새(La Cabana)는 식민지 시대의 방어 체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지로, 특히 매일 저녁 9시에 진행되는 대포 발사 의식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또한, 길게 뻗은 해변 산책로 말레콘(Malecon)은 하바나 사람들의 일상과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낚시꾼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며, 가족들이 함께 저녁노을을 감상합니다.
이 외에도 콜론 묘지(Cementerio de Colon)의 정교한 조각상들과 혁명 광장(Plaza de la Revolucion)의 역사적 의미는 하바나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하바나 올드 시티는 미식가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쿠바 요리는 스페인, 아프리카, 카리브해 지역의 영향을 받아 독특하고 풍부한 맛을 자랑합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돼지고기 구이, 콩밥, 플랜틴 튀김으로 구성된 로파 비에하(Ropa Vieja)와 아로스 콩 폴로(Arroz con Pollo) 등이 있습니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 또한 빼놓을 수 없으며, 특히 랍스터 요리는 저렴한 가격에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숨어있는 팔라다르(Paladar)라 불리는 가정식 레스토랑에서는 현지인들이 직접 만든 따뜻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합니다.
모히또와 다이키리와 같은 시원한 칵테일은 쿠바의 뜨거운 날씨를 식혀주는 완벽한 음료이며, 식사 후에는 진한 쿠바 커피와 시가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바나의 미식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문화적 경험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바나 올드 시티의 진정한 매력은 고대 건축물이나 화려한 명소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와 활기찬 일상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낡은 건물들의 발코니에서는 빨래가 휘날리고, 아이들이 골목길에서 축구를 하며 뛰어놉니다.
거리의 음악가들은 낡은 악기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고, 할머니들은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쿠바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삶의 낙천적인 태도를 잃지 않으며, 외부인에게도 친절하고 상냥하게 다가옵니다.
클래식카 택시 기사들은 도시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상점 주인들은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건넵니다.
이러한 인간적인 교류는 하바나를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살아있는 커뮤니티로 느끼게 하며,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