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간 파고다 -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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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침묵 속 깨어나는 영광: 미얀마 바간 파고다의 신비로운 세계로의 초대


미얀마 바간은 잉카 마추픽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손꼽히는 신비로운 고대 도시입니다.
황량한 평원 위로 솟아오른 수천 개의 파고다와 사원들은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인류의 위대한 종교적 열정과 예술적 영감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바간 파고다의 장엄한 역사와 독특한 건축미,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고대 왕국의 영광이 서린 불교 유산의 진수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고요하고 신비로운 풍경 속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경험을 선사할 바간의 매력에 푹 빠져볼 준비가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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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 왕국의 탄생과 불교 유산의 서막

바간은 9세기 중반에 미얀마족이 이라와디 강변에 정착하며 시작된 고대 왕국의 수도였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번영의 시대는 11세기 아노라타 왕(Anawrahta, 1044-1077)의 통치 하에 시작됩니다.
그는 몬족의 수도 따톤(Thaton)을 정복하여 상좌부 불교(테라와다 불교)를 바간에 도입하고, 불교 경전과 유물을 가져와 국가의 종교로 확립했습니다.
이로 인해 바간은 단순한 정치적 중심지를 넘어 불교 사상과 문화의 거대한 용광로로 변모하게 됩니다.
아노라타 왕 이후 그의 후계자들은 바간 평원 전체를 사원과 파고다로 가득 채우는 거대한 불사(佛事)를 이어갔으며, 약 250년 동안 1만 3천 개가 넘는 사원과 불탑이 건설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는 대략 2,200여 개의 유적이 남아있지만, 이 숫자만으로도 고대 바간 사람들의 불심과 건축 기술의 경이로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 파고다는 왕과 귀족, 심지어 일반 백성들까지 자신의 공덕을 쌓기 위해 세워졌으며, 이 모든 건축물은 미얀마 불교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거대한 증거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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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 파고다의 독특한 건축 양식과 예술적 특징

바간의 파고다와 사원은 크게 세 가지 건축 양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11세기), 중기(12세기), 후기(13세기) 양식입니다.
초기 양식은 인도와 몬족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단순하고 견고한 형태를 띠며, 대표적으로 쉐지곤 파고다가 있습니다.
중기 양식은 더욱 정교하고 섬세한 조각과 장식이 특징으로, 아난다 사원과 탓빈뉴 사원이 그 절정을 이룹니다.
후기 양식은 몽골 침략 직전에 지어진 것으로, 규모는 작아졌지만 더욱 화려하고 복잡한 구조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바간 사원의 공통적인 특징은 벽돌을 주된 건축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 벽돌들은 석회 모르타르를 사용하여 정교하게 쌓아 올려졌으며, 일부 사원에서는 놀랍도록 정밀한 벽화와 프레스코화가 오늘날까지도 보존되어 당시의 예술적 수준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내부에는 수많은 불상들이 안치되어 있으며, 사원 건축 당시의 종교적 신념과 미학적 감각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특히, 흙으로 만든 벽돌 위에 석고를 바르고 그 위에 채색한 벽화들은 석굴 사원 벽화와는 또 다른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바간의 예술적 가치를 더합니다.


일출과 일몰의 성지: 쉐산도 파고다와 그 너머

바간을 방문하는 수많은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 중 하나는 바로 쉐산도 파고다(Shwesandaw Pagoda)입니다.
이 파고다는 '황금 신성한 머리카락'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석가모니의 머리카락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고 전해집니다.
쉐산도 파고다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꼭대기에서 바간 평원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른 새벽, 안개 낀 평원 위로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과 저녁 노을에 붉게 물드는 수천 개의 파고다 풍경은 바간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정상에서 마주하는 압도적인 파노라마는 그 모든 노력을 보상하고도 남습니다.
과거에는 관광객들이 파고다에 올라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안전 및 유적 보존을 위해 일부 파고다를 제외하고는 상부 등반이 제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다른 전망 좋은 파고다나 언덕에서 쉐산도 파고다를 배경으로 한 일출/일몰의 장엄함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바간 건축 예술의 정점: 아난다 사원의 경이로움

아난다 사원(Ananda Temple)은 바간에 현존하는 사원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건축미를 자랑하며, '바간 건축 예술의 박물관'으로 불립니다.
1091년 챤싯타 왕(Kyansittha)에 의해 건설된 이 사원은 몬족 양식과 인도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그 대칭적이고 균형 잡힌 구조는 시대를 초월한 경이로움을 선사합니다.
사원 중앙에는 50미터 높이의 거대한 탑이 솟아있고, 네 개의 거대한 불상이 동서남북을 향해 서 있습니다.
이 불상들은 각각 다른 시대와 스타일을 대표하며, 특히 남쪽 불상은 가까이서 보면 엄숙하고 근엄해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온화한 미소를 띠는 착시 효과로 유명합니다.
아난다 사원의 내부 벽면에는 정교한 테라코타 타일 부조와 벽화들이 가득하여 당시의 불교 경전 이야기와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사원 주변을 둘러싼 회랑과 작은 사당들 또한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매년 1월에는 아난다 사원 축제가 열려 미얀마 전역에서 수많은 불교 신자들이 모여들어 성대한 의식을 치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난다 사원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미얀마 불교 신앙의 심장부이자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웅장함의 상징 탓빈뉴 사원, 이국적인 마하보디 사원

바간 평원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탓빈뉴 사원(Thatbyinnyu Temple)은 1144년 알라웅싯후 왕(Alaungsithu)에 의해 건설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아는 지혜'라는 의미를 지닌 탓빈뉴는 61미터에 달하는 높이로 바간 평원 어디에서나 그 위용을 자랑합니다.
그 압도적인 규모와 웅장함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12세기 중기 양식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탓빈뉴 사원은 바간의 많은 사원 중에서도 독특하게 두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층마다 여러 개의 작은 불상과 명상실이 존재합니다.
한때는 사원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었으나, 보존을 위해 현재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한편, 마하보디 사원(Mahabodhi Temple)은 바간의 다른 사원들과는 확연히 다른 이국적인 모습을 자랑합니다.
인도 보드가야에 있는 마하보디 사원을 본떠 13세기 초에 건설된 이 사원은 피라미드형의 탑신에 촘촘하게 새겨진 수많은 불상 조각으로 유명합니다.
인도의 굽타 양식의 영향을 받아 건설된 마하보디 사원은 바간의 불교가 단순히 미얀마 내부의 영향뿐만 아니라 인도 대륙의 문화와도 활발히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그 독특한 외관과 세밀한 조각들은 바간 유적지 내에서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예술적 가치와 미완의 전설: 술라마니 사원과 담마얀지 사원

술라마니 사원(Sulamani Temple)은 '왕관의 보석'이라는 의미처럼 그 아름다움이 남다릅니다.
1183년 나라파티싯후 왕(Narapatisithu)에 의해 지어진 이 사원은 중기 양식에서 후기 양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특징을 보여주며, 섬세한 벽화와 프레스코화로 유명합니다.
특히 내부에는 자타카 이야기(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를 묘사한 아름다운 벽화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바간 예술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
1975년과 2016년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복원 작업을 통해 그 본래의 아름다움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한편, 담마얀지 사원(Dhammayangyi Temple)은 바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지만, 동시에 비극적인 전설을 품고 있는 사원입니다.
12세기 중반 나라투 왕(Narathu)에 의해 건설된 이 사원은 그 규모만큼이나 정교한 벽돌 세공 기술이 돋보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나라투 왕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왕위에 올랐으며, 죄책감에 시달리다 속죄의 의미로 이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는 벽돌 틈새에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쌓도록 명령했고,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인부의 손을 자르는 잔혹함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사원이 완공되기 전에 그 또한 암살당하면서 담마얀지 사원은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중앙 회랑이 벽으로 막혀 있어 내부로 들어갈 수 없지만, 그 거대한 외관과 미완의 이야기는 바간의 수많은 사원 중에서도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바간 파고다 여행을 위한 실용적인 팁과 에티켓

바간 파고다를 방문할 때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불교 유적지이므로 복장에 신경 써야 합니다.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을 착용하고, 사원 내부로 들어갈 때는 반드시 신발과 양말을 벗어야 합니다.
이는 불교에 대한 존중을 표하는 행위입니다.
둘째, 바간 평원은 매우 넓기 때문에 이동 수단을 미리 계획해야 합니다.
E-bike(전기 자전거)는 가장 인기 있고 편리한 수단으로, 자유롭게 곳곳을 탐험하기 좋습니다.
택시나 마차 투어, 자전거 대여도 가능합니다.
셋째, 낮에는 기온이 매우 높고 햇볕이 강렬하므로 모자,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하고 충분한 물을 섭취해야 합니다.
넷째, 일출과 일몰은 바간의 백미이므로 놓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특정 파고다 등반이 제한되었으니, 현지에서 허용된 전망 포인트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지인들에게 존중을 표하고, 유적을 훼손하는 행위는 절대 삼가야 합니다.
바간은 신성한 장소이며, 우리의 작은 배려가 이 위대한 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현지 가이드를 고용하면 사원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적 배경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천년의 지혜, 바간 파고다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미래

바간의 파고다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자연재해와 인류의 무관심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1975년과 2016년 발생한 강력한 지진은 수많은 유적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고, 이는 바간 파고다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얀마 정부와 국제사회는 유네스코(UNESCO)와 협력하여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 7월에는 마침내 바간 고고학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바간의 보편적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세계유산 등재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유적 훼손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관광과 유적 보존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문화재 복원 전문가 양성, 관광객 에티켓 교육, 엄격한 관리 감독을 통해 바간의 고귀한 불교 유산이 미래 세대에도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바간의 사원들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라, 미얀마 민족의 정체성과 신앙심이 응축된 살아있는 역사이자 인류 공동의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미얀마 바간의 파고다들은 과거의 영광을 묵묵히 증언하며 오늘날까지도 그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로 솟아오른 수천 개의 황금빛, 붉은빛 파고다들은 시대를 초월한 예술적 가치와 심오한 불교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일출과 일몰의 장엄한 풍경 속에서, 고대 왕국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바간은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 경이로운 유적지에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천년의 지혜와 고요함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바간 파고다의 신비로운 매력은 여러분의 마음속 깊이 오랜 여운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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