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르완다의 북서부에 위치한 볼케이노 국립공원(Volcanoes National Park)은 아프리카의 심장부에 자리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마운틴 고릴라의 서식지 중 하나입니다.
8개의 화산 봉우리로 이루어진 비룽가 산맥의 한 부분인 이 공원은 울창한 대나무 숲과 열대우림, 그리고 안개 낀 고원 지대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고릴라 트레킹은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관광 활동이자 동시에 마운틴 고릴라 보호 기금 마련의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공원의 이름처럼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비옥한 토양은 다양한 식물군과 함께 고릴라의 주식인 대나무와 셀러리 등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이는 고릴라 개체 수 유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지역은 다이앤 포시(Dian Fossey) 박사가 고릴라 연구와 보호 활동에 평생을 바쳤던 곳으로도 유명하며, 그녀의 헌신적인 노력은 현재 마운틴 고릴라의 수가 증가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트레킹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멸종 위기종 보호에 직접 참여하는 의미 있는 행동으로, 방문객들은 높은 허가 비용을 지불하지만 그 가치는 충분하다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공원 측은 방문객 수를 엄격하게 제한하여 고릴라 가족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생태계 보존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볼케이노 국립공원에서의 고릴라 트레킹은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고릴라 트레킹 허가증(Gorilla Trekking Permit)입니다.
이 허가증은 수요가 매우 높아 최소 몇 달 전에 예약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특히 성수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허가증은 특정 날짜에 고릴라 가족을 방문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며, 하루에 방문할 수 있는 인원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습니다.
허가증 비용은 고가이지만, 이 수익금은 고릴라 보존 프로그램 운영, 밀렵 방지 순찰, 지역 사회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어 마운틴 고릴라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기여합니다.
트레킹을 위한 장비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비가 자주 내리는 열대우림 기후와 미끄러운 진흙길을 고려하여 방수 기능이 있는 등산화와 발목까지 오는 양말, 방수 재킷은 필수입니다.
긴팔 셔츠와 긴 바지는 곤충 물림이나 날카로운 식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줍니다.
모자와 장갑은 나뭇가지나 가시로부터 손을 보호하는 데 유용하며, 충분한 물과 간식, 그리고 카메라를 위한 방수 커버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체력 소모가 큰 트레킹이므로 미리 체력을 단련하는 것도 권장됩니다.
짐을 들어줄 포터 고용은 선택 사항이지만,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을 이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트레킹 당일 아침, 방문객들은 키니기(Kinigi)에 위치한 공원 본부에 모여 브리핑을 받습니다.
이곳에서 고릴라 서식지에 대한 정보, 트레킹 수칙, 그리고 고릴라 가족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듣게 됩니다.
각 그룹은 최대 8명으로 구성되며, 경험 많은 가이드와 함께 고릴라 가족을 찾아 나섭니다.
트레킹 경로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고릴라들이 매일 이동하며 먹이를 찾기 때문에, 가이드와 추적자들은 전날 고릴라 가족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에서부터 그들의 흔적을 따라갑니다.
때로는 몇 시간 만에 고릴라를 만날 수도 있지만, 어떤 날은 험준한 산악 지형을 걷고 덩굴을 헤치며 5시간 이상을 이동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빽빽한 정글 속을 걷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진흙으로 뒤덮인 비탈길, 빽빽한 대나무 숲, 그리고 발목을 감싸는 덩굴들은 체력 소모를 가중시키지만, 야생 마운틴 고릴라와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은 모든 어려움을 잊게 할 만큼 강력합니다.
이따금 들려오는 정글의 소리, 낯선 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신선한 숲의 공기는 도시 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평온함을 선사하며, 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합니다.

마침내 가이드가 속삭이는 ‘고릴라!
’라는 단어는 모든 피로를 잊게 할 만큼 강력한 울림을 줍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거대한 실루엣이 드러나고, 곧이어 온전한 모습의 마운틴 고릴라 가족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보통 고릴라를 만나는 순간부터 1시간 동안 관찰할 수 있으며, 이 시간은 방문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실버백(Silverback)으로 불리는 거대한 수컷 고릴라는 위엄 있는 모습으로 가족을 지키고, 어린 고릴라들은 나무에 매달리거나 서로 장난을 치며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미 고릴라는 새끼들을 품에 안고 먹이를 먹거나 쉬면서 모성애 가득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가이드는 고릴라와의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지도하며, 방문객들은 조용히 그들의 일상생활을 관찰합니다.
플래시 사용은 금지되며, 큰 소리를 내거나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고릴라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고릴라들은 사람들의 존재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일상에 집중합니다.
잎을 따 먹거나, 햇볕 아래에서 낮잠을 자거나, 서로 털을 골라주기도 합니다.
그들의 눈을 들여다보면 깊은 지혜와 평온함이 느껴집니다.
때로는 호기심 많은 어린 고릴라가 방문객들에게 가까이 다가오기도 하는데, 이때는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 60분은 경외심과 감동으로 가득 차며, 고릴라의 위엄과 연약함, 그리고 우리와 공유하는 지구라는 공동체 의식을 깊이 느끼게 합니다.

마운틴 고릴라(Gorilla beringei beringei)는 한때 멸종 직전까지 몰렸던 희귀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불과 천여 마리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볼케이노 국립공원에서의 트레킹 경험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이들을 보존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입니다.
고릴라 트레킹 수익금은 공원 운영, 밀렵 방지 순찰, 그리고 지역 사회 교육 및 개발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사용됩니다.
밀렵과 서식지 파괴는 여전히 마운틴 고릴라에게 가장 큰 위협으로 남아 있지만, 보호 단체와 지역 정부, 그리고 방문객들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 덕분에 지난 수십 년간 마운틴 고릴라 개체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이앤 포시 박사의 유산을 이어받아, 루소 기금(Rousseau Fund)과 같은 단체들은 지속적인 연구와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고릴라 트레킹은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생계를 안정시키고, 이는 다시 고릴라 보호에 대한 지역 사회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관광객들은 고릴라와 직접 교감하며 자연 보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얻게 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고릴라 보존의 성공적인 사례는 인간과 야생 동물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증거이며, 미래 세대에게 이 웅장한 생명체들을 물려주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