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제로니모스 수도원 - 이미지

이미지 출처 : pixabay

리스본 제로니모스 수도원: 대항해시대의 영광을 품은 마누엘 양식의 걸작


포르투갈 리스본 벨렝 지구에 자리한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대항해시대의 위대한 유산이자 포르투갈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건축물입니다.
16세기 초에 건설이 시작되어 약 100여 년에 걸쳐 완성된 이 웅장한 수도원은 포르투갈만의 독창적인 건축 양식인 마누엘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며, 1983년에는 인근 벨렝 탑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역사적 배경과 독특한 건축미, 그리고 숨겨진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자 합니다.


리스본 제로니모스 수도원 - 이미지

대항해시대의 서막과 수도원의 탄생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1501년 포르투갈의 국왕 마누엘 1세의 명령으로 건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전설적인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가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로 향하는 항로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것을 기념하고,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수도원 건설 자금은 주로 인도 항로를 통해 얻은 향신료 무역 수익, 특히 '후추세'에서 충당되었으며, 이는 당시 포르투갈이 누리던 막대한 부와 국력을 상징합니다.
수도원이 위치한 벨렝 지구는 탐험선들이 출항하고 귀환했던 중요한 항구였으며, 수도원은 선원들이 안전한 항해를 기원했던 장소이자 국가적 위상을 드러내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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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엘 양식, 해양 제국의 찬란한 건축미학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포르투갈에서 꽃피운 독특한 건축 양식인 마누엘 양식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고딕, 르네상스, 무어 양식이 혼합된 마누엘 양식은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이 특징으로, 특히 항해와 해양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건물 전체에 풍부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밧줄, 조개, 산호, 해양 생물, 그리고 이국적인 식물 모티프 등이 기둥, 아치, 외벽, 창문 등에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어 당시 포르투갈의 해상 제국으로서의 위용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수도원의 웅장한 남문과 섬세한 서쪽 출입구는 이러한 마누엘 양식의 백미를 보여주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성당과 회랑: 신성함과 예술의 조화

수도원 내부에 위치한 산타마리아 성당은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특히 성당 내부의 홀은 기둥 없이 넓게 펼쳐진 공간감을 선사하며, 중세 건축 기술의 경이로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정교하게 조각된 기둥과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화려한 중앙 제단은 신성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이곳에는 바스쿠 다 가마와 포르투갈의 국민 시인 루이스 드 카몽이스의 석관이 안치되어 있어 역사적 중요성을 더합니다.
2층 구조의 사각형 회랑은 마누엘 양식의 화려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아치형 창문과 이국적인 조각상, 다채로운 아줄레주 타일 등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이 회랑은 포르투갈에서 처음으로 2층 아치형 바닥과 정사각형 평면을 가진 구조로, 세계 건축의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1983년,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테주 강 하구에 위치한 벨렝 탑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두 건축물은 포르투갈 대항해시대의 상징적인 유산이자 독창적인 마누엘 양식 건축의 정점으로 그 예술적, 역사적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755년 리스본 대지진으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었을 때도 수도원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아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과거의 영광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또한, 2007년 유럽연합의 중요한 합의인 '리스본 조약'이 이곳에서 체결되는 등 현대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마무리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포르투갈의 역사, 문화, 예술적 정체성을 집약한 공간입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대항해시대의 꿈과 열정, 그리고 그 시대가 남긴 찬란한 유산을 직접 느끼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잊을 수 없는 명소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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