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2024년 말 톤당 12,90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코아 선물 가격은 2025년 10월 현재 톤당 6,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2024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불과 한 달 만에 20% 이상 하락한 수치이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 넘게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이러한 급락세는 서아프리카 주요 생산국의 작황 개선 기대감과 함께 글로벌 초콜릿 수요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과거 '초코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치솟았던 가격이 이제는 안정화 또는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최근 코코아 선물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생산 전망 개선입니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등 주요 생산국의 날씨 패턴이 안정되면서 수확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두 국가 정부가 농부들에게 지급하는 농장 출하 가격을 인상하여 밀수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리려는 노력도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에콰도르와 같은 남미 국가들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여 글로벌 재고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높아진 가격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초콜릿 구매 감소가 유럽, 북미, 아시아 지역의 코코아 분쇄량 데이터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수요 둔화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코코아 가격이 폭등했던 주된 이유는 이상기후 현상이었습니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서아프리카 지역의 폭염, 가뭄, 폭우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작황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코아 나무의 병충해(부종병) 확산과 노후화된 나무의 낮은 생산성도 공급 부족을 심화시켰습니다.
여기에 지속 가능한 코코아 조달을 위한 새로운 규제 도입과 같은 윤리적, 환경적 문제들이 공급망에 복잡성과 비용을 추가하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당시 헤지펀드들의 투기적인 포지션도 가격 변동성을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코코아 선물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큰 특성을 가지고 있어 투자 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와 런던 인터콘티넨털 거래소(ICE)에서 주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은 직접 투자 외에도 코코아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ETN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공급 측면의 기상 조건(엘니뇨/라니냐), 병충해 발생 여부, 주요 생산국의 정부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해야 합니다.
또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른 소비 심리 변화와 초콜릿 제조업체들의 수요 동향도 중요한 분석 요소입니다.
최근 제조업체들이 선물 시장의 헤지 규모를 줄이고 현물 구매로 전환하는 경향은 가격 하락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의 작황 개선과 수요 위축으로 코코아 가격이 안정되거나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는 코코아 가격이 분기 말에는 톤당 약 5,910달러, 향후 12개월 동안은 약 5,122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UBS 역시 약화된 수요와 소폭 개선된 생산량을 바탕으로 장기 목표 가격을 톤당 6,000달러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 생산국의 구조적 한계, 물류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코코아 가격이 과거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톤당 2,000~3,000달러대로 완전히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2025/26 시즌에는 글로벌 생산량이 소비량을 초과하는 공급 과잉 국면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변동성은 상존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