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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의 심장, 포트모르즈비와 코코다 트랙: 역사와 모험의 여정
남태평양의 보석, 파푸아뉴기니에 위치한 수도 포트모르즈비와 그곳에서 시작되는 코코다 트랙은 단순한 지리적 명소를 넘어선 깊은 역사와 장대한 자연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들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함께 트레커들에게 어떤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지 자세히 조명합니다.
포트모르즈비: 파푸아뉴기니의 관문
파푸아뉴기니의 수도인 포트모르즈비는 뉴기니섬 남동부 해안, 파푸아 만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중요한 항구 도시입니다.
1873년 존 모르즈비 선장에 의해 발견되어 그의 아버지 페어팩스 모르즈비 경의 이름을 따 명명된 이곳은, 이후 영국의 식민 통치를 거쳐 호주에 이양된 후에도 행정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군의 폭격을 받았으나 점령되지 않고 연합군의 태평양 거점 방어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1975년 파푸아뉴기니 독립과 함께 수도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현대적인 아파트, 레스토랑, 쇼핑몰 등이 들어서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주변의 로로아타 섬에서는 다이빙과 사파리 등의 액티비티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남태평양 관광의 거점 도시로 많은 이들이 방문합니다.
포트모르즈비는 12월부터 5월까지 우기, 그 외 기간은 건기로 구분되며, 연중 25℃ 이상의 기온과 다습한 기후를 보입니다.
코코다 트랙: 제2차 세계대전의 전장
코코다 트랙은 파푸아뉴기니의 울창한 정글과 험준한 산악 지대를 가로지르는 약 96킬로미터 길이의 트레일로,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적인 장소로 기억됩니다.
1942년 7월부터 11월까지 일본군이 파푸아뉴기니를 통해 호주를 침공하려 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호주군과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습니다.
이 전투는 태평양 전쟁의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로 평가되며, 호주군 625명이 전사하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결국 호주군이 승리하며 연합군이 전세를 역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코코다 트랙은 호주인들에게 단순한 트레킹 코스를 넘어선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매년 안작데이(ANZAC Day)를 전후하여 전몰 장병을 추모하기 위한 순례지로 방문되기도 합니다.
트랙을 따라 곳곳에 남아있는 전투의 흔적과 기념비는 방문객들에게 당시의 치열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험난하지만 아름다운 트레킹 경험
코코다 트랙은 '세계 최고의 오지 트레일'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난이도가 높지만, 그만큼 특별하고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평균 8~12일이 소요되는 이 트레킹은 급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험준한 산악 지형을 지나며, 열대 우림 특유의 덥고 습한 기후와 밤에는 추운 날씨까지 더해져 트레커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극한으로 시험합니다.
트레킹 시즌은 보통 5월부터 8월까지로, 9월부터는 우기가 시작되어 계곡이 잠길 수 있습니다.
트랙을 걷는 동안 폭포와 강이 산재한 울창한 열대 우림의 자연 경관을 만끽할 수 있으며, 오웬 스탠리 산맥으로 오르면서는 주변 정글로 뒤덮인 산들의 숨 막히는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파푸아뉴기니에 특유의 극락조, 화려한 나비 등 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관찰하는 것도 코코다 트랙만의 매력입니다.
문화적 교류와 '퍼지 와지 엔젤'의 유산
코코다 트랙 트레킹은 자연과의 교감뿐만 아니라 현지 파푸아 주민들과의 소중한 문화적 교류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 지역 원주민들은 '퍼지 와지 엔젤(Fuzzy Wuzzy Angels)'이라 불리며 호주 군인들을 도왔습니다.
그들은 부상병을 옮기고 보급품을 운반하는 등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오늘날까지도 호주와의 깊은 우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트레킹 시 동행하는 현지 짐꾼과 가이드들은 트레커들에게 길을 안내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풍습과 역사적 배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습니다.
그들의 헌신과 친절함은 많은 트레커들에게 코코다 트레킹의 가장 보람 있는 부분 중 하나로 기억됩니다.
마을 곳곳에 남아있는 포탄, 탄피, 녹슨 철모 등 전쟁의 흔적들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고,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트레킹 준비 및 고려사항
코코다 트랙은 철저한 준비 없이 도전하기 어려운 트레킹 코스입니다.
말라리아, 황열병, 파상풍 등의 예방 접종을 완료하고, 충분한 체력 훈련을 거쳐야 합니다.
또한, 현지 기후와 지형에 적합한 장비와 의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레킹 허가는 코코다 트랙 관리청(Kokoda Track Authority, KTA)을 통해 받아야 하며, 허가받은 투어 운영자와 동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들은 짐꾼과 가이드를 지원하며, 응급 처치 교육을 받고 위성 전화 등을 소지하여 안전한 트레킹을 돕습니다.
최근 코코다 트랙은 관리 부실로 인해 여행자 수가 감소하고 코스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어,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운영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코코다 트랙은 '코코다 정신(Kokoda Spirit)'이라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강한 의지를 배우는 기회의 장이 됩니다.
마무리
파푸아뉴기니의 포트모르즈비와 코코다 트랙은 단순히 방문하는 곳을 넘어, 역사와 자연, 그리고 인간 정신의 강인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정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픔과 용감한 희생이 새겨진 이 길은, 트레커들에게 육체적 도전을 넘어선 깊은 성찰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울창한 정글 속에서 만나는 경이로운 자연경관과 현지 주민들의 따뜻한 환대는 이 모험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코코다 트랙을 완주하며 느끼는 성취감은 분명 당신의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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