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울루루는 노던 준주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거대한 사암(砂岩) 암석으로, 그 높이가 지상에서 약 348m에 달하며, 땅속 깊이 묻힌 부분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약 6억 년 전 형성된 이 바위는 수억 년에 걸친 지각 변동과 침식 작용을 통해 오늘날의 웅장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철분이 풍부한 이 사암은 햇빛의 각도에 따라 오렌지색, 붉은색, 보라색 등 다채로운 색상으로 변모하며 시시각각 다른 매력을 뽐냅니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에는 불타는 듯한 붉은색으로 물들어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울루루는 단순한 지질학적 경이로움을 넘어, 아낭구족에게는 우주와 인간의 기원, 그리고 삶의 방식을 설명하는 '쯕꾸르빠(Tjukurpa)' 즉 창조 신화와 법률이 새겨진 살아있는 책과 같습니다.
바위 곳곳에는 아낭구족 조상들의 흔적과 창조 이야기가 담긴 신성한 장소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오랜 세월 동안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풍부한 이야기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울루루는 아낭구족의 삶의 중심이자 영혼의 안식처로서, 그들의 정체성과 영적 유산의 핵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는 울루루의 웅장한 자연미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깊은 정신적 의미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할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울루루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카타 추타는 ‘많은 머리’라는 뜻을 지닌 아낭구족의 고유어로, 36개의 거대한 돔형 바위들이 모여 이룬 장엄한 지형입니다.
울루루와는 달리 카타 추타는 사암과 역암(礫岩)이 혼합된 지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바람과 비에 의해 침식되어 현재의 둥근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 돔형 바위들은 각각의 독특한 형태와 크기를 자랑하며, 울루루와는 또 다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카타 추타 역시 아낭구족에게는 매우 신성한 장소로, 특히 남성들의 전통 의식과 관련된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이곳의 계곡과 바위 틈새에는 쯕꾸르빠와 관련된 중요한 장소들이 많아 방문객들은 지정된 탐방로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으며, 일부 지역은 아낭구족의 특별한 허락 없이는 접근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바람의 계곡(Valley of the Winds)'과 '올가스 계곡(Walpa Gorge)'은 카타 추타를 대표하는 트레킹 코스로, 방문객들은 이 길을 따라 걸으며 거대한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경관과 신비로운 고요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울루루가 남성적이고 단일한 웅장함을 보여준다면, 카타 추타는 여성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어우러진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두 곳 모두 호주 아웃백의 지질학적 경이로움과 아낭구족의 깊은 영적 유산을 동시에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울루루-카타 추타 국립공원은 1985년 호주 정부에 의해 아낭구족에게 다시 반환되었으며, 이후 호주 국립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청과 아낭구족이 공동으로 공원을 관리하는 독특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 관리 방식은 아낭구족의 전통적인 토지 관리 지식인 '쯕꾸르빠'를 현대적인 보존 과학에 접목하여 공원의 자연적, 문화적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쯕꾸르빠는 단순한 신화나 전설이 아니라, 땅과 생명체, 인간 사회의 모든 관계를 설명하는 법률이자 도덕 체계이며,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실천적인 지침을 포함합니다.
아낭구족은 수만 년 동안 이 땅에서 살아오면서 얻은 깊은 통찰력으로 물의 근원, 식량 자원, 동식물의 번식 주기 등을 이해하고 관리해왔습니다.
그들의 전통적인 불 놓기 방식은 관목림의 성장을 조절하고 산불의 위험을 줄이며, 특정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여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아낭구족은 방문객들에게 그들의 문화와 땅에 대한 존중을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울루루 등반 자제 요청은 단순히 안전을 위한 것을 넘어, 바위가 지닌 신성한 의미와 쯕꾸르빠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는 중요한 행위입니다.
국립공원 내에서 제공되는 문화 투어와 해석 프로그램은 아낭구족의 관점에서 이 땅을 이해하고, 그들의 지속적인 유산을 존중하며, 책임감 있는 방문객이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황량해 보이는 울루루-카타 추타 국립공원은 실제로는 놀라울 정도로 풍부하고 독특한 생태계를 품고 있습니다.
이곳의 사막 기후는 혹독한 더위와 낮은 강수량을 특징으로 하지만, 수많은 동식물들은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여 번성하고 있습니다.
공원 내에는 400종 이상의 식물, 70종 이상의 파충류, 178종의 조류, 21종의 포유류, 그리고 다양한 양서류와 무척추동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피니펙스(Spinifex) 풀, 쿼칸(Quandong) 나무, 사막 참나무와 같은 건조 환경에 강한 식물들이 모래 언덕과 바위 틈새를 따라 자라며 생명의 보고를 형성합니다.
이 지역의 동식물들은 낮 동안의 극심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주로 밤에 활동하는 경우가 많으며, 낮에는 시원한 그늘이나 땅속 굴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캥거루, 딩고, 에뮤, 그리고 다양한 도마뱀과 뱀은 이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동물입니다.
또한, 공원은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피난처 역할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붉은꼬리검은앵무새와 같은 희귀 조류들이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트레킹 중 주의 깊게 주변을 살피면 이러한 야생동물들을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공원 관리청은 외래종의 침입을 막고 토종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으로, 지속적인 생물 다양성 연구와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 소중한 사막 생태계를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울루루-카타 추타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멋진 경치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깊은 문화적, 영적인 경험을 의미합니다.
방문객들은 이 신성한 땅을 존중하고 보호하기 위한 몇 가지 중요한 에티켓과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첫째, 울루루 등반은 현재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아낭구족은 울루루를 그들의 조상들이 쉬고 있는 매우 신성한 장소로 여기며, 방문객들이 등반을 자제해줄 것을 오랫동안 요청해왔습니다.
이러한 요청에 따라 2019년 10월 26일부터 등반이 완전히 금지되었으며, 이는 아낭구족의 문화와 믿음에 대한 존중의 표시입니다.
대신, 울루루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베이스워크(Base Walk)를 통해 바위의 웅장함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아낭구족 가이드와 함께하는 문화 투어에 참여하여 쯕꾸르빠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둘째, 사진 촬영 시에는 아낭구족의 사적인 공간이나 신성한 장소는 촬영이 금지된 곳이 있습니다.
이러한 표지판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아낭구족 사람들을 촬영할 때는 반드시 사전에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셋째, 공원 내의 모든 동식물은 보호 대상이므로 함부로 채취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는 등 자연 보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합니다.
일출과 일몰 감상은 울루루-카타 추타 방문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방문객들은 지정된 일출/일몰 감상 구역에서 변화무쌍한 바위의 색깔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책임감 있는 태도로 공원을 방문한다면, 방문객들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할 뿐만 아니라, 이 고대 땅의 지속 가능한 미래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울루루-카타 추타 국립공원은 1987년 처음으로 자연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고, 이후 1994년에는 그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경관'으로서 인류의 이중 유산으로 확장 등재되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로, 이곳이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인간과 자연이 수만 년 동안 상호작용하며 형성된 살아있는 문화 유산임을 증명합니다.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울루루와 카타 추타의 독특한 지질학적 형성, 그리고 척박한 사막 환경 속에서도 번성하는 생물 다양성에 기반을 둡니다.
이는 지구의 지질학적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자, 특정 생물종들의 서식지로서 생태학적 중요성을 가집니다.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아낭구족의 오랜 역사, 그들의 쯕꾸르빠, 그리고 땅과의 끊을 수 없는 영적인 연결에 있습니다.
공원 내에 보존된 암벽화와 유적들은 아낭구족의 삶과 신념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현재의 공동 관리 체제는 전통적인 지식과 현대적인 보존 노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합니다.
울루루-카타 추타 국립공원은 호주 내에서 원주민의 권리와 문화적 유산을 존중하고 통합하는 노력의 상징적인 장소이며, 전 세계인에게 자연과 문화의 상호 의존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이중적 가치는 국립공원을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승화시키며, 미래 세대에게 이 귀중한 유산을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지속적인 보존 노력을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