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쉐프샤우엔이 푸른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정확한 시점과 이유는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15세기 말과 16세기 초에 스페인의 레콩키스타를 피해 이베리아반도에서 건너온 유대인 난민들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들은 고향을 떠나 새로운 정착지에서 정신적 안정과 신앙심을 표현하고자 건물의 외벽을 파란색으로 칠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유대교에서는 파란색이 하늘과 천국을 상징하며, 신의 권능과 평화를 의미하는 신성한 색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테켈렛(Tekhelet)이라 불리는 푸른색 염료는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었고, 이러한 전통이 도시 전체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설로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파란색이 악마를 쫓고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미신과 연관이 있거나, 더운 기후에서 집 안의 온도를 낮추고 모기를 퇴치하는 실용적인 목적이 있었다고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 쉐프샤우엔은 단순한 색채를 넘어 깊은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푸른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이 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도시를 거닐다 보면, 각기 다른 푸른색의 층위들이 오랜 시간 동안 쌓여 만들어진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쉐프샤우엔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우타 엘 하맘(Outa el-Hammam) 광장은 도시의 활기찬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광장은 수 세기 동안 쉐프샤우엔 사람들의 만남의 장이자 상업 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주변으로는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자리 잡고 있어, 따뜻한 민트티 한 잔을 마시며 광장의 북적거림을 여유롭게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이곳에서는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삶과 방문객들의 활기찬 모습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독특한 조화를 이룹니다.
광장의 한쪽에는 웅장한 카스바(Kasbah)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15세기 초에 건설된 이 요새는 한때 도시를 방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아름다운 정원과 함께 작은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서는 쉐프샤우엔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과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카스바의 성벽에 올라서면 쉐프샤우엔의 푸른 지붕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장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리프 산맥의 웅장한 풍경과 어우러져 잊지 못할 파노라마를 선사합니다.
특히 해 질 녘 노을이 푸른 도시를 물들이는 풍경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광장과 카스바는 쉐프샤우엔의 역사적 깊이와 현재의 생동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핵심적인 명소입니다.

쉐프샤우엔의 진정한 매력은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좁은 골목길들을 탐험할 때 비로소 발현됩니다.
높은 담벼락과 푸른색으로 칠해진 건물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독특한 시각적 경험은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골목길들은 단순히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발견을 선사하는 공간입니다.
갑자기 나타나는 작은 문, 예쁘게 장식된 화분, 벽에 그려진 그림 등은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듭니다.
길을 잃을 것 같은 불안감마저도 이 도시에서는 즐거운 모험의 일부가 됩니다.
쉐프샤우엔의 수크(Souk), 즉 전통 시장은 이러한 골목길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모로코 특유의 수공예품, 가죽 제품, 양모 직물, 향신료, 그리고 현지에서 재배된 올리브 오일 등 다양한 물건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상인들의 호객 행위는 정겹게 느껴지며, 흥정하는 과정 또한 여행의 재미를 더합니다.
특히 쉐프샤우엔은 리프 산맥에서 자라는 양들의 양모로 만든 고품질 직물과 독특한 가죽 제품으로 유명합니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시장 구역에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향기로운 향신료를 구입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은 오감을 자극하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골목길을 걷는 동안 마주치는 현지인들의 친절한 미소와 인사는 낯선 도시에 대한 경계심을 허물고 따뜻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모로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미식입니다.
쉐프샤우엔 역시 풍부한 맛과 향으로 가득한 모로코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요리로는 다양한 채소와 고기(닭고기, 양고기, 소고기)를 함께 쪄내는 타진(Tagine)이 있습니다.
특히 쉐프샤우엔은 산악 지대에 위치하여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타진의 맛이 일품입니다.
쿠스쿠스(Couscous) 또한 금요일마다 전통적으로 즐겨 먹는 음식으로, 부드러운 곡물에 스튜를 곁들여 먹는 방식입니다.
길거리 음식으로는 스핀지(Sfenj)라 불리는 모로코식 도넛이나 하르샤(Harcha) 같은 팬케이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민트티(Moroccan Mint Tea) 한 잔으로 입가심을 하는 것이 현지의 관습입니다.
이 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모로코 사람들의 환대와 친절을 상징합니다.
카페나 레스토랑에 앉아 푸른 도시를 바라보며 마시는 민트티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합니다.
음식 외에도 쉐프샤우엔은 독특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악사들의 음악, 상점마다 진열된 다채로운 수공예품, 그리고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은 이 도시가 가진 문화적 깊이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쉐프샤우엔은 리프 산맥의 영향으로 다른 모로코 도시와는 또 다른 독특한 방언과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차이를 관찰하는 것 또한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전통적인 복장을 한 현지인들과의 교류는 여행에 진정성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쉐프샤우엔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야외 스튜디오와 같습니다.
파란색으로 가득 찬 배경은 어떤 사진이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이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을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촬영 시간은 해가 뜨기 시작하는 아침 일찍이나 해가 지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입니다.
이 시간대에는 부드러운 자연광이 도시의 푸른색을 더욱 아름답게 강조하며,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특히 아침에는 관광객이 적어 한적한 골목길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습니다.
푸른색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착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하늘색부터 코발트블루, 인디고색까지 다채로운 푸른색이 어우러져 깊이감을 더합니다.
대비되는 색상의 소품이나 의상을 활용하면 더욱 생동감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붉은색이나 주황색 스카프를 두르거나, 현지에서 파는 알록달록한 수공예품을 배경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는 원근감을 활용하거나, 문이나 창문 프레임을 이용해 프레임 안의 프레임 기법을 시도해보세요.
또한,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는 것도 쉐프샤우엔의 진정성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는 에티켓을 지켜야 합니다.
푸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고양이, 햇살 아래 졸고 있는 어르신, 전통 의상을 입은 상인 등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사진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쉐프샤우엔의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 푸른 도시의 매력을 기록해 보세요.

쉐프샤우엔으로 가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모로코의 주요 도시인 페스(Fes)나 탕헤르(Tangier)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CTM이나 Supratours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버스 회사는 정기적으로 쉐프샤우엔 행 버스를 운행하며, 약 3~4시간이 소요됩니다.
버스 티켓은 미리 예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소는 메디나(구시가지) 내부에 위치한 리아드(Riad)나 게스트하우스가 인기가 많습니다.
전통적인 모로코 건축 양식을 경험할 수 있으며, 대부분 아기자기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물가는 모로코의 다른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기념품이나 특정 서비스 이용 시에는 흥정이 필수입니다.
쉐프샤우엔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온화한 날씨를 즐길 수 있는 봄(4월~5월)과 가을(9월~10월)입니다.
여름은 매우 덥고 겨울은 비가 많이 올 수 있습니다.
도시 자체를 충분히 둘러보고 싶다면 최소 2박 3일 정도의 일정을 추천합니다.
쉐프샤우엔 주변에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풍부하여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에도 좋습니다.
대표적인 곳은 아크슈르(Akchour) 폭포와 신의 다리(God's Bridge)입니다.
리프 산맥의 웅장함을 느끼며 트레킹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세요.
폭포까지는 약 1~2시간 정도의 하이킹 코스가 있으며, 시원한 물줄기와 푸른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쉐프샤우엔은 치안이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밤늦은 시간의 외출이나 인적이 드문 곳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인 여행 에티켓을 지키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다면 더욱 즐겁고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