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스톤헨지의 건설은 기원전 약 3000년경부터 기원전 1500년경까지 무려 1500년 이상에 걸쳐 여러 단계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첫 번째 단계는 흙으로 된 원형 제방과 해자를 만드는 작업으로 시작되었는데, 이 안에는 56개의 오번 구덩이(Aubrey Holes)라는 구멍들이 파였습니다.
이 구멍들은 초기에 나무 기둥이나 사람의 유골을 안치하는 데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두 번째 단계에서는 웨일스 프레슬리 힐스에서 운반된 푸른빛의 블루스톤들이 설치되기 시작했으며, 세 번째이자 가장 인상적인 단계에서는 윌트셔 평원에서 채취된 거대한 사르센석들이 배치되었습니다.
이 사르센석들은 수십 톤에 달하는 무게로, 고대인들이 어떻게 현대적인 기술 없이 이러한 거석들을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채석장에서 운반하고 정확하게 세울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의 제한적인 도구와 기술력을 고려할 때, 스톤헨지의 건축은 고도의 조직력, 공학적 지식, 그리고 엄청난 인력을 요구하는 기념비적인 프로젝트였음이 분명합니다.
이는 고대인들이 지녔던 자연과 우주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동체적인 협동 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스톤헨지가 무엇을 위해 건설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수세기 동안 학자들과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해왔습니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가설 중 하나는 스톤헨지가 천문 관측대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하지(夏至) 일출과 동지(冬至) 일몰선에 정확히 정렬된 거석 배치는 고대인들이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계절 변화를 파악하고 농업 주기를 결정하는 데 사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는 단순한 관측을 넘어, 태양 숭배와 같은 종교적 의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다른 주요 가설은 스톤헨지가 종교적 또는 의례적인 장소였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발견된 매장지와 유물들은 이곳이 조상 숭배, 죽은 자를 기리는 의식, 또는 치유의 장소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일부 학자들은 블루스톤에 특별한 치유력이 있다고 믿어 이곳으로 운반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또한, 스톤헨지가 특정 부족이나 공동체의 영역을 표시하거나 권력을 상징하는 정치적, 사회적 중심지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처럼 스톤헨지의 용도는 단일한 기능보다는 천문학, 종교, 사회적 기능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다목적 공간이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각 가설들은 고고학적 증거와 더불어 고대인들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스톤헨지를 구성하는 주요 돌은 사르센석(Sarsen stone)과 블루스톤(Bluestone) 두 가지입니다.
약 25톤에서 최대 50톤에 달하는 거대한 사르센석은 스톤헨지의 가장 웅장한 특징을 이룹니다.
이 돌들은 스톤헨지에서 약 32km 떨어진 윌트셔 평원 북부의 마차노 숲(Marlborough Downs)에서 채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대인들은 이 거대한 돌들을 운반하기 위해 통나무를 이용한 굴림 방식, 도르래와 지렛대의 원리를 활용한 이동, 그리고 흙 경사로를 이용한 직립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각각의 돌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서로 맞물리도록 설계되었으며, 상단에는 가로 방향의 상인방 돌(lintel stone)이 얹혀 견고한 구조를 형성했습니다.
반면, 최대 4톤 가량의 블루스톤은 웨일스 서쪽에 위치한 프레슬리 힐스(Preseli Hills)에서 약 250km라는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여 스톤헨지로 운반되었습니다.
현무암, 유문암, 화산암 등으로 이루어진 블루스톤은 당시의 기술로 이처럼 먼 거리를 해상 및 육상으로 운반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곳까지 가져온 이유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됩니다.
아마도 블루스톤이 지닌 특별한 상징성이나 고대인들이 믿었던 신성한 힘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러한 돌들의 기원과 운반 경로는 고대인들의 놀라운 기술력과 끈기, 그리고 스톤헨지 건설에 대한 그들의 강한 의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스톤헨지는 단순한 하나의 독립된 유적이 아니라, 주변에 산재한 수많은 신석기 및 청동기 시대 유적들과 연결된 거대한 고대 경관의 중심에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함께 지정된 애버베리(Avebury) 거석 단지는 스톤헨지 북쪽에 위치하며, 스톤헨지보다 더 큰 규모의 원형 석조 구조물을 자랑합니다.
또한, 스톤헨지 동쪽에는 우드헨지(Woodhenge)라는 이름의 목재 기둥으로 이루어진 원형 유적지가 있는데, 이는 스톤헨지와 유사한 기능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고대인들의 생활 및 의례 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더링턴 월스(Durrington Walls)는 스톤헨지 북동쪽에 위치한 대규모 신석기 시대 정착지 유적으로, 스톤헨지 건설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머물렀던 장소로 추정됩니다.
이곳에서는 하지와 동지에 맞춰 스톤헨지에서 열린 의식에 참여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였던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스톤헨지로 이어지는 '애비뉴(Avenue)'라고 불리는 고대 도로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고분(barrows)들은 스톤헨지가 단순한 종교적 장소를 넘어, 복잡하고 광범위한 고대 문화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유적들은 스톤헨지가 고대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당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삶과 죽음, 그리고 자연을 이해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합니다.

스톤헨지는 그 신비로운 모습 때문에 고대부터 수많은 신화와 전설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아서왕 전설과 엮여 마법사 멀린이 거인들의 도움을 받아 아일랜드에서 이 돌들을 옮겨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스톤헨지의 규모와 건설 방식이 당시 사람들의 상상력을 얼마나 자극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17세기부터는 드루이드교와의 연관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는데, 고대 켈트족 사제 집단인 드루이드들이 이곳에서 의식을 행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실제 역사적 근거는 희박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신이교주의자들이 하지와 동지에 스톤헨지에서 전통적인 의식을 거행하며 고대의 영적인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20세기 후반에는 스톤헨지의 미스터리한 건축 방식과 천문학적 정렬 때문에 외계인의 개입을 주장하는 가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고대 기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스톤헨지의 경이로움에 대한 현대인들의 경외심을 반영하는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오늘날에도 고고학자, 천문학자, 지질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스톤헨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첨단 기술을 활용한 발굴과 분석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톤헨지는 고대인들의 신념 체계뿐만 아니라,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인류의 상상력과 탐구심을 자극하는 살아있는 존재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스톤헨지는 그 독특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1986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정은 스톤헨지가 단순한 지역 유적을 넘어 전 인류가 보존하고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스톤헨지는 영국의 문화유산 보호 기관인 잉글리시 헤리티지(English Heritage)의 관리 아래 엄격하게 보호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보수 및 복원 작업을 수행하며, 기후 변화와 자연적인 풍화 작용으로부터 돌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스톤헨지를 찾고 있어, 이러한 관광객의 유입이 유적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잉글리시 헤리티지는 방문객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유적을 직접 만지지 못하도록 보호 장치를 설치하는 등 지속적인 보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문객들에게 스톤헨지의 역사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최신 전시관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고대 문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미래 세대가 이 귀중한 유산을 더욱 아끼고 존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스톤헨지는 이처럼 끊임없는 보존 노력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인류 문명의 등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