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바로 그 장엄한 자연 풍경이다.
영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벤 네비스(Ben Nevis)를 비롯하여, 험준한 산맥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깊은 계곡, 즉 '글렌(Glen)'은 빙하가 깎아낸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글렌코(Glencoe)는 그 비극적인 역사와 함께 숨 막히는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며, 드라마틱한 풍경은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활용된다.
또한, 하이랜드 전역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로흐(Loch)', 즉 호수는 각각의 독특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스호(Loch Ness)는 미스터리한 괴담과 함께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한다.
이 광활하고 원시적인 자연은 방문객들에게 평화로움과 동시에 경외감을 선사하며,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한 순수한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하이랜드는 단순한 자연경관 이상의 깊은 역사를 품고 있다.
이곳은 켈트족 문화의 심장부였으며, 수많은 하이랜드 부족(Clan)들이 수세기 동안 자신들의 영토와 전통을 지키며 살아왔다.
각 부족은 고유의 문양(Tartan)과 복식, 그리고 전투 함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하이랜드의 강력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18세기 중반, 컬로든 전투(Battle of Culloden)에서의 패배는 하이랜드 부족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제이콥스 반란(Jacobite Rebellions)의 실패로 인해 부족 제도는 해체되고, 하이랜드 클리어런스(Highland Clearances)로 알려진 대규모 이주가 발생하며 많은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도 하이랜드인들의 불굴의 정신과 켈트족의 유산은 시대를 초월하여 살아 숨 쉬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전통과 이야기는 하이랜드 곳곳에서 느껴진다.

하이랜드의 문화는 그 지역의 자연과 역사만큼이나 풍부하고 독특하다.
게일어(Gaelic)는 한때 이 지역의 주요 언어였으며, 비록 지금은 소수 언어가 되었지만, 여전히 하이랜드의 마을 이름과 노래, 그리고 문학 속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킬트(Kilt)와 백파이프(Bagpipes)는 하이랜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요소로, 특히 '하이랜드 게임(Highland Games)'과 같은 전통 축제에서는 씨름, 해머 던지기, 통나무 던지기 등 고유의 스포츠와 함께 백파이프 연주, 하이랜드 춤 공연이 펼쳐져 이 지역의 강인함과 활기찬 문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스코틀랜드의 국민 시인 로버트 번스(Robert Burns)의 시와 노래 역시 하이랜드의 정신을 대변하며, 켈트족의 신화와 전설은 하이랜드의 이야기꾼들을 통해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요소들은 하이랜드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한다.

스코틀랜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위스키, 특히 하이랜드 위스키는 전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스코틀랜드 전역에는 100개가 넘는 증류소가 있지만, 하이랜드 지역은 스페이사이드(Speyside)와 더불어 위스키 생산의 중심지이다.
하이랜드의 깨끗한 물과 특유의 기후는 위스키의 맛과 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각 증류소마다 오랜 전통과 비법을 통해 독특한 풍미를 지닌 위스키를 생산한다.
글렌모렌지(Glenmorangie), 달모어(Dalmore), 오반(Oban) 등 수많은 유명 증류소들이 하이랜드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들 증류소를 방문하여 위스키 제조 과정을 직접 보고 시음하는 '위스키 트레일(Whisky Trail)'은 하이랜드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이다.
위스키는 단순한 주류를 넘어 하이랜드인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경제에 깊숙이 뿌리내린 '액체 황금'이라 할 수 있다.

광활한 자연은 하이랜드에서 다양한 모험과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이킹 애호가들에게는 '웨스트 하이랜드 웨이(West Highland Way)'와 같은 장거리 트레일 코스부터 벤 네비스 등반과 같은 도전적인 루트까지 무궁무진한 선택지가 있다.
산악자전거, 카누, 카약 등 수상 스포츠도 인기가 많으며, 겨울철에는 케언곰(Cairngorm) 산맥에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다.
드넓은 황무지에서는 야생동물 관찰이 가능하며, 붉은 사슴, 골든 이글, 수달, 물범 등 희귀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또한, 그림 같은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거나, 고성(古城)의 유적을 탐방하는 것도 하이랜드의 매력을 만끽하는 좋은 방법이다.
하이랜드는 자연 속에서 진정한 자유와 활력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완벽한 목적지가 될 것이다.

하이랜드 곳곳에는 오랜 역사와 함께 신비로운 이야기가 깃든 고성들이 즐비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아일린 도난 성(Eilean Donan Castle)으로, 세 개의 로흐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절경을 이룬다.
네스호변의 어쿼트 성(Urquhart Castle)은 네스호 괴물 전설과 함께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네시를 목격하길 기대한다.
이 외에도 케언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발모럴 성(Balmoral Castle)은 영국 왕실의 여름 휴양지로 사용되는 등, 하이랜드의 성들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역사의 증인이자 전설의 요람이다.
이 성들은 과거 하이랜드 부족들의 격렬한 전투와 왕실의 권력이 교차하던 장소였으며, 오늘날까지도 방문객들에게 과거의 영광과 비극적인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하이랜드의 성들은 마치 살아있는 박물관처럼 그 자체로 매혹적인 이야기책이다.